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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 선언 - 이어령

AMY_SHIN 2008. 12. 4. 13:16

개인윤리RP.

‘디지로그 선언’을 읽고



 ‘디지로그’ 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생소하고 독특한 합성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책 목록이 있었음에도 굳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이 단어에 대한 나의 호기심 반 이끌림 반 이었던 것 같다. 
 Digital+Analog, 이 두 단어는 매우 상반된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정확하게 끊어지는 수치의 값을 말할 때 Digital이라고 이르고, 이와 반대로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값을 Analog의 형태라고 말한다. 내가 전공하는 분야도 이러한 메커니즘에 관해 자주 다루기 때문에 ‘디지로그’ 라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엄청난 발견이라고 생각이 된다. 예를 들어, 반도체의 경우 도체의 성질과 부도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필요에 따라 전류를 흘려보내기도 하고 전류를 막기도 함으로써 엄청난 과학적 발전을 이뤘다. 합리적이고도, 두 가지 상반된 성질을 결합하여 엄청난 발명을 한 셈이다. 반도체는 개발 분야도 매우 광범위하고, 기술도 폭 넓게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도 무궁무진하게 개발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의 발전가능성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물론 ‘디지로그’와 비교할 수 없는 예일 수도 있겠지만, 비슷한 원리로 합성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로 ‘디지로그’ 또한 응용분야가 매우 폭 넓게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디지로그’ 라는 개념은 ‘반도체’보다 더 실생활에 근접한 부분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말이 생겨나기 이전부터 사용된 의미거나 단어로는 없지만 우리가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개념일 것이다. 옛 말에 타산지석이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쓸모없는 그 어떤 것도 필요에 따라 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디지로그’는 융통성을 뜻하는 키워드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뜻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디지로그’를 실생활, 사람, 문화 등에 접목시켜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아날로그에 관해 ‘다이얼을 누르던 시대’라는 의미로 묘사하고 디지털에 대해서는 ‘요즘’, ‘신세대’ 라는 키워드를 사용함으로 묘사하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사건에 관해 소개했던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는데, 그 내용은 요약하여 이렇다. 젊은 하위 직원이 회의에 참석의 알림을 전하기 위해 E-mail을 이용해 클릭한 번으로 20명에게 편지발송을 하였고, 참석한 사람은 겨우 7명이었다. 그러자, 연령이 높은 상사가 다이얼을 눌러 미 참석자에게 연락을 취하여 참석률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냥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지나칠 수 있지만,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 젊은 하위 직원은 디지털 생활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메일을 수신하는 사람이 E-mail을 수시로 확인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고, 그의 생각과 달리 메일을 수신하는 사람이 모두 젊은 층은 아니었기 때문에 E-mail을 확인하는 일을 번거롭게 생각하여 수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연령이 높은 상사는 이를 파악하여 전화로 연락을 취한 것이다. 여기서 작가는 우리에게 지금 현재,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가 공존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디지로그적 개념이 필요하고, 이를 응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수단이든지 회의에 참석하라는 내용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실상 E-mail은 어느 정도 가볍게 넘겨버릴,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성의 없는’ 통신수단일 수 있고, 전화를 한다는 것은 직접 목소리가 전달되기 때문에  E-mail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 있는’ 수단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여기서 필자가 생각하는 ‘디지로그’는 현재의 메신저쯤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디지털 성이 좀 더 강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전화와 E-mail의 중간 성질이면서 수신여부를 대화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하다.
 사실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서는 작가가 한 가지 행동이나 문화 혹은 사건에 관해 너무 단정짓는 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부분을 넘어서 ‘디지로그’라는 의미있는 단어에 대해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 뜻 깊은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디지털 시대를 넘어 또 다른 시대가 왔을 때에도 차근차근 적응해 나간다면, 그리고 변화의 중간단계의 역할을 잘 해낸 다면 좀 더 사회적으로도 뜻 깊고 안정적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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